그냥 모른척 지나가려해도 하루에 두세명씩 누군가 와본다는 사실에 뭔가 남겨야 겠다는 결심을 한다.
요즘 초암 논술학원에서 첨삭 선생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새로운 매체 준비에는 그다지 신경을 못쓰게 돼서 마음이 쓰린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학원이라는 곳이 돈보다도 과외와 다른 무언가 아이들과의 공감과 교류라는 것이 있어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진다.
화목토는 강남 메가 스터디에서 수일은 목동 초암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각 반 열일곱명 정도씩 두반해서 모두 서른서너명정도 된다. 하나같이 귀엽고 예쁜 예비 새내기들이다. 뭔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실력을 키워주고 싶다는 생각인데 내 능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 스스로를 질책하기도 한다. 논술의 기술에 대해서는 나 나름대로 알고 있는 것들이 있긴하지만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뭘 더 해줄 수 있고,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그저 학원 선생일 뿐인데.
어제는 수능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었다. 재주생들이 대부분인 강남 메가스터디에는 일곱명 정도만 출석을 했다. 오늘 수업이 있던 목동 초암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애들도 성적이 떨어진 편은 아니었나보더라. 하지만 어떤 한 녀석이 30점이나 떨어져 크게 상심하고 있길래 마음이 아팠다. 넓게 인생을 바라본다면 수능 점수 몇점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내일은 강남 학생들이랑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5명은 넘게 나왔으면 좋겠다. 다들 용기 백배하고 살아야지. 나도.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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