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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임

일상/수다 2008. 6. 17. 23:03
작년 이맘때 쯤 학과 까페에 정은임의 글을 짧게 올린 적이 있었다.
내가 중, 고등학교 시절 간혹 늦게 잠들었을 때나 운좋게 들었던 영화음악.
2000년 이후 새롭게 시작했다던 그녀의 영화음악은 언제 찾아서 즐겨들었던가?
그리고 어느날 그녀가 갑자기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 소중한 사람이었고, 소중한 방송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그녀가 지금도 방송을 하고 있었다면 어떤 멘트를 하고, 어떤 선곡을 했을까?
자신의 방송이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되었다는 것을 얼마나 잘 알고 있었을까?

쓰잘때기 없는 수다로 1시간을 채우고 마는 일이 허다한 요즘 라디오는
자신들의 전파가 가질 수 있는 큰 힘을 깨달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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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억이 어제 일 마냥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며 내버려 두면 좋을 텐데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마음이 풀리는 군요.
 
오래도록 기억해야만 하고
 
그래야 겨우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때문에 가슴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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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멘트 모음 (2004년 8월 9일 FILM2.0기사)

안녕하세요,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1992년 11월 2일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첫 방송 오프닝 멘트

초콜릿과 사탕, 여자 친구, 남자 친구, 선물. 3월 14일은 그렇게 요란하게 지나갔습니다. 화이트 데이라고요.... 그렇다면, 3월 15일 지난 하루를 여러분은 어떻게 기억하십니까? 3.15 마산의거. 4.19혁명의 씨앗이 된, 우리 역사의 달력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날이죠. 35년 전 마산 땅을 울린 그 민주의 함성이 이제는 거대한 사탕 더미에 깔려 신음 소리로 변하고, 또 어느새 우리의 달력에서는 사라져 버린 날이 된 것 같네요.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현대 사회에 있어서 한 마을에 이집 저집이 동시에 제사를 맞게 되는 것, 그곳은 슬픔과 공포의 역사일 따름이지요. 양민 학살이 자행되었던 거창군 신원면, 경찰 총기 난동이 있었던 의령군 궁유면, 4월 3일을 영원히 잊지 못할 제주, 그리고 아직 채 시신도 인양하지 못하고 있는 부안군 위도 마을, 모두 한날 한시에 제사를 지내야 하는 곳입니다. 아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만 빌 뿐입니다.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자신보다 더 유명한 소피 마르소를 데리고 프랑스 대통령이 방한했습니다. 고문서 반환이라는 선물을 앞세워서요. 프랑스 대통령 최초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반환할 수 있는 것이라면 왜 진작 돌려주지 않고 하필 고속철 TGV가 선정된 뒤일까요?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홍대 앞에서 여의도까지 오는 데 2시간 30분이 걸려도 코스를 잘못 잡은 자신을 탓하기. 내가 사는 아파트가 바다 모래로 지어졌다는 것이 밝혀져도 이사 잘못한 자신을 탓하기. 다리가 무너져도, 그래, 체중 많이 나가는 우리가 너무 많이 지나갔어, 이렇게 생각하기. 앞서 말한 행동 강령은 대학민국 국민으로, 서울 시민으로 묵묵히 살아가는 데 필요한 철칙이었습니다.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신청하신 곡은 영화 <파업전야>의 '임을 위한 행진곡'. 금요일 첫 곡이었습니다. 천리안으로 어느 분이 이런 글을 올리셨네요. 요즘은 신문에 읽을 거리가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어요. 국내뿐 아니라 세계가 온통 아수라장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슬퍼요....우리 늦기 전에 시작합시다. 한방울의 물이 모여서 거대한 폭포가 일듯 우리 한 사람의 힘이 점점 파문을 일으키면 뭔가가 변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셨죠?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꽃피는 날 그대와 만났습니다. 꽃 지는 날 그대와 헤어졌고요. 그 만남이 첫 만남이 아닙니다. 그 이별이 첫 이별이 아니고요. 제가 좋아하는 시인 구광본 시인의 시 중에서 한 구절로 오늘 시작했는데요. 시구는 그런데 저와 여러분은 반대네요. 제가 92년 가을에 방송을 시작했으니까 꽃 지는 날 그대와 만났고요. 이제 봄이니까 꽃피는 날 헤어지는 셈이 되었네요. 오늘 여러분과 만나는 마지막 날인데요. 덜덜 떨면서 첫 방송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침 햇살이 남다르게 느껴지거나 책을 읽다 멋진 글을 발견할 때면 맨 먼저 떠올렸던 게 바로 이 시간이었습니다. 저 정은임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1995년 4월 1일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마지막 방송 클로징 멘트

대학교 3,4학년 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사회는 또 어떠해야 하나, 그런 문제들 때문에 고민에 빠졌었거든요. 87학번이니까 그때의 친구들도 다 비슷한 고민들을 했을 것 같은데... 그런 대학 시절을 보내고 방송국에 들어오면서, 다르게 말하면 사회인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잊어버리는 생각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 이전의 정체성과 지금 처한 환경과의 괴리에 불편해 하면서도 물들어가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로저와 나>는 내가 가졌던 생각들을 단번에 환기시켰고, 그것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에 그때 얼마나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는지 몰라요.

영화 월간지 'KINO'와의 인터뷰

영화를 보지 못하는 환경을 못 견디겠더라고요. 밤 12시까지 아이 뒤치다꺼리 하더라도 꼭 새벽 3시까지 영화 1~2편씩 보고 나서 잤어요. 사람이 보수화되는 가장 큰 이유가 가족이 생기는 거예요. 특히 2세가 생기면 생각이 달라지죠. 나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사는 건 할 수 있겠는데 결코 우리 아이에게는 나의 신념을 관철시키지 못할 것 같거든요. <허공에의 질주>를 떠올리며 생각해요.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요즘은 그게 가장 큰 화두예요.

'FILM2.0'과의 인터뷰

그때는 영화를 다루는 매체가 많지 않아 라디오 영화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컸습니다. 때마침 ‘문청(문학 청년)’들이 ‘영청(영화 청년)’으로 바뀌며 문화 담론이 폭발하던 시기였고, 제 프로가 바로 그런 열기의 창구였지요. 이제는 영화 문화 환경이 많이 달라졌고, 영화가 일상인 시대를 살고 있죠. 청취자도 달라졌고 모든 매체가 영화를 다루고요. 하지만 과연 얼마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다루고 있는가는 미지수지요. 영화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행복하게 담아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관계자 외 출입 금지, 만차... 어떠세요? 이런 문구를 보면요. 어쩐지 뒤로 물러나고 싶지 않으세요? 하지만요, 골목 안 어느 곳엔가 숨어 있어서 간판도 잘 안 보이고 입구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 작은 칼국수집, 선술집에는 언제나 누구나 선뜻 발을 들여놓을 수가 있습니다. 새벽 3시에요. 아직은 어둡고 쌀쌀하죠. 이 가을 골목길 누구나 쭈뼛거리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작지만 아주 편안한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FM 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오늘 첫 곡 들려드리겠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래니 크래비츠, 'It Ain"t Over "Til It"s Over'.

2003년 10월 19일 다시 시작한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첫 방송 오프닝 멘트

부안 내부에서는 이미 핵 폐기물 유치에 대한 찬반이 갈리고 있는데, 투표가 민주주의가 아니라 투표에까지 가도록 치열하게 부딪치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라고 오현석 씨는 생각한다고 하셨어요. 동감입니다. 오현석 씨는 예전에 영화와 관련 없는 정체 불명의 사연을 우리 영화음악 게시판에 올려도 될까요 라고 한번 질문을 하신 바로 그분이시죠. 하지만, 우리가 영화를 통해서 우리 삶의 문제를 다시 직시하고 그 힘으로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본다는 의미에서 영화는 삶 전반에 대한 시각을 넓혀준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글을 올려주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삶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매일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 때문이라는 것. 이건 진짜 맞더라고요. 사는게 작은 일들, 아주 사소한 일들이 뭉쳐져서 겹겹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 하나하나를 신경 쓰지 못하면 삶 전체를 잃어버리는 거예요. 전 그렇게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은요.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단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안녕하세요?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나희덕 시인의 '서시'로 FM 영화음악 문을 열었는데요 서시... 우리 말로, '여는 시'입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계속해서 시를 쓸 사람이 영원한 시작의 의미로 쓴 글이죠. 항상 아이러니해요. 이 끝 방송을 하게 되면 그래... 끝은 시작과 맞닿아 있다 하는 의미에서 이런 시를 골랐어요. 꼭 그 마음입니다. 단 한 사람의 가슴도 따뜻하게 지펴주지 못하고 그냥 연기만 피우지 않았나... 자, FM 영화음악을 듣고 있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오늘 첫 곡 들려드리겠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래니 크래비츠, 'It Ain"t Over "Til It"s Over'....

2004년 4월 26일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마지막 방송 오프닝 멘트

창문이 모두 영화 속 창문 장면으로 그려진 건물. 영화학을 하는 사람이 주인일까. '창문으로서의 영화'를 생각하게 한다. 구멍을 내어 바깥 세상을 보는 한 면을 제공하는 창문은 때때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케케묵은 답으로도 쓰이니까. 그러나... 이 건물은 정말 멋졌다. 그 위에 걸린 하늘도.

2004년 6월 5일 싸이월드 '은임이 다락방'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테러리즘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거기엔 아주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테러에 동참하지 않는 것입니다." '노엄 촘스키와의 대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에서, 오늘따라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04년 6월 21일 싸이월드 '은임이 다락방'

예전부터 내게 빗길 운전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였다. 빗줄기가 형체를 허물어뜨린 풍경은 움직이는 파스텔화. 이제 나는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2004년 7월 5일 싸이월드 '은임이 다락방'

사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대부분의 아름다움은 강렬하고 화려하고 찬란할수록 빨리 사그라들고 시들고 부서지지 않나요?

2004년 7월 19일 싸이월드 '은임이 다락방'에 남긴 마지막 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 특히 아주 젊어서 세상을 떠나버린 사람들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묻혀서 아름답게 기억되는 이유. 여러가지가 있죠? 그들은 더이상 실수나 과오가 없을 테구요, 또 배신도 변절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너무 변하는 세상, 믿지 못할 사람들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을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은 참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0년전 우리 가슴속에 묻힌 후에 그는 한번도 우리를 배신한 적이 없죠. 리버 피닉스. 피닉스라는 그의 성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져요. 23살. 그때 죽었지만 그렇게 참 불사조처럼 우리 마음속엔 이렇게 오래 살아 남아있네요.


<그녀의 다른 오프닝 멘트들>

19만3천원.

한 정치인에게는 한 끼 식사조차
해결할 수 없는 터무니없이 적은 돈입니다.
하지만 막걸리 한 사발에 김치 한 보시기로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한 사람에게는
몇일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는 큰 돈입니다.

그리고 한 아버지에게는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길에서조차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 한 짐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FM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아이들에게 힐리스를 사주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 해 정말 미안하다'
일하는 아버지 고 김주익씨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이 19만3천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19만3천원,
인라인스케이트 세 켤레 값입니다.
35m상공에서 100여일도
혼자 꿋굿하게 버텼지만,
세 아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에는
아픈 마음을 숨기지 못 하는 아버지.

그 아버지를 대신해서 남겨진 아이들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준 사람이 있습니다.
부자도,정치인도 아니구요.
그저 평범한 일하는 어머니였습니다.
유서속에 그 힐리스 대목에 목이 메인 이분은요.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주머니를 털었습니다.
그리고 힐리스보다 덜 위험한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서 아버지를 잃은 이 위험한 세상에 남겨진

아이들에게 건넸습니다.

2003년 늦가을,
대한민국의 '노동귀족들'이 사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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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꼬리치레도룡뇽,열묵어,버들치,가재,
그리고 송두율.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안녕하세요.
FM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오늘 FM영화음악은 퀴즈로 시작합니다.
음악 들으시면서 정답 한번 생각해보세요.

조이 로몬이 아주 조롱하듯이 불렀죠?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의 엔딩곡
what a wonderful world
오늘 첫 곡으로 띄워드렸습니다.

정답 생각해보셨어요?여러분?
정답은요.
질문을 다시 한번 말씀드릴까요?
반딧불이,꼬리치레도룡뇽,열묵어,버들치,가재,
그리고 송두율.
공통점이 무엇일까요하고 제가 물었었는데요.

정답은 지표생물입니다.
지표생물이란 것은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느냐,없느냐를 통해서
해당지역의 오염도를 판단하는건데요.
지금 우리 사회의 지표생물은 바로 송두율교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엊그제 드디어 마침내 송두율교수가 구속되었죠?
반국가단체가입 회합통신 잠입탈출이라는
고색창연한 국가보안법위반혐의에다가
사기미수혐의까지 추가되었어요.아주 새롭죠?

때때로 우리 검찰의 상상력에 대해서
아주 놀라울때가 있는데요.
사기미수혐의.
자신을 정치국후보위원이라고 지목한 황장엽씨에게

손해배상소송을 낸 것이 곧 사기미수가 됐습니다.
이렇게 파렴치범의 혐의까지 얻게 됐는데...

참 우리 사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한편으로는 화해와 통일을 이야기를 하고
또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개인과 집단에 대해서는
아주 배타적인 자세를 버리지 못 하는
우리사회의 이중적태도요.

다양성의 예외로 송두율교수는 규정되고 말았어요.
우리사회,도대체 어떠한 기준에 맞아야지,
우리사회 이 사회에서 지금 살아남을 수 있는 지
모르겟어요.
송두율교수,지표생물 맞습니다.
아무래도 이 땅에 너무 일찍 돌아오신 것같아요.

'우리가 과연 동시대를 살고있는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하셨던 정원경씨.
'영화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통 보질 못 합니다.
더이상 영화안으로 숨어들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러나 오늘만은 좋은 영화 한편이
너무 보고싶습니다. 영화속의 작은 승리들을 보면서 희망이라도 얻고 싶습니다' 하셨죠.

오진경씨는,
바라고 원하기만 해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세월이 너무 많이 걸린다.작은 움직임이라도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에 옮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저번에 사연을 올려주셨습니다.

참 살아가면서 말랑한 것에 물들고
부드러운 것에 시선이 가는 자신을 발견할 때
가끔은 절망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절망을 느낄때가 있습니다하고
임수진씨가 사연을 올려주셨는데요.

사실 부드러운 것에 시선이 가는 내가 잘못인가요?
그건 잘못이 아니거든요.
부드러운 것에 시선이 가는 것이
당연하게 만들어 주는,
당연하게 여겨주는 사회가 되야 하는데,
그게 누구의 잘못인지 모르겠어요.
내가 잘못이어서 그런건지
위에 있는 사람이 잘못이어서 그런건지
가끔은 함께 덩어리로 뭉쳐서
이 사회의 분위기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여러분들의 사연을 보면요,

참 희망이 있고 꿈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다른 생각을 하는 여러 사람들을
껴안고 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잃지 않구요.
따듯하구요.그리고 열심히 살거든요,
그래서 저는 가끔은 청취자분들의 사연을 읽다가
목이 메이는 경우가 있어요.
너무너무 힘도 되고 고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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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엄혹한 시절, 그녀 덕택에 공중파를 타고 흘렀던 두 노래.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떨림을 안겼을까.
<임을 위한 행진곡>, <인터내셔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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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신대철 시인은 이미 20년 전에 이 땅에서 사는 것은 무죄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그의 시에서 노래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이 땅 어느곳에서는 그것이 유죄라고 합니다.
저희 청취자 한 분이 그 심정을 노래하셨네요.
들어보시겠어요?

시를 쓰고 싶은 날, 비 내리는 철거촌에서 전 수편의 시를 썼습니다,
시를 쓰고 싶었는데 제대로 된 시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형적인 도시 빈민이었던 우리 집은 막내인 제가 태어나기 전까지
수차례 이사를 다녔다고 합니다.
대학생이 된 제가 어느 날 간 철거민 대회에 많은 동네 분들이 오셨더랬습니다.
금호동, 전농동, 봉천동.
하나같이 제가 식구들의 입을 통해 듣던 추억의 동네였습니다.
그 금호동 폐허의 마을에서, 더 이상 끝닿을 데 없는 하늘 밑 마을에서,
제 오빠들의 유년을 보았습니다.
쓸려져 나간 꿈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이, 힘없는 강아지가, 높게 쌓여진 철탑이,
타이어로 엉성하게 버티고 있는 그들의 바리케이트가,
때맞춰 내리는 비가, 무섭게 몰아치는 바람이, 유린당한 그들의 삶이
저에게 시를 쓰고 싶게 했습니다.
그러나 시를 쓸 수 없는 날 전 차라리 싸우고 싶습니다.

신청하신 곡은 영화 <파업전야> 중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오늘 첫 곡이었습니다.

천리안으로 어느 분이 이런 글을 올리셨네요.
요즘은 신문에 읽을 거리가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어요.
국내 뿐 아니라 세계가 온통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슬퍼요.

하지만 우리 늦기 전에 시작합시다.
한방울의 물이 모여서 거대한 폭포가 이루듯
우리 한 사람의 힘이 점점 파문을 일으키면 뭔가가 변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멘트와 이어지는 곡 <임을 위한 행진곡>




캔로치 감독, 랜드 앤 프리덤에 삽입된 <인터내셔널가>..(볼륨을 최대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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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끝이 아니라는,
95년 마지막 방송 때 들려주었고
다시 시작한 2003년 첫 방송 때 들려준 노래
Lenny Kravitz, <It ain't over till its over>







인터내셔널가를 이야기하니 생각나는 시 하나.
16세의 봉제공이 우리를 모두 기립하게 만들었는데.



<예심판사 앞에 선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

베르톨트 브레히트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가

체르노비치에서 예심판사 앞에 섰을 때

그녀는 요구받았다

왜 혁명을 호소하는 삐라를 뿌렸는가

그 이유를 대라고

이에 답하고 나서 그녀는 일어서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을

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자

그녀의 소리가 매섭게 외쳤다

기립하시오! 당신도 이것은
 
인.터.내.셔.널 이오!

<출전>임승수, "혁명을 꿈꾸는 자여, 이 노래를 부르라! "
[세상을 바꾼 예술작품들 3] 인터내셔널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99983



그리고, 인터내셔널가들

1. 경쾌한 연주곡 (Ani Difranco and Utah Phillips - The Internationale)
http://link.allblog.net/10355486/http://blog.naver.com/nicos/150030431207


2. 재즈풍의 편집


3. 피아노 연주곡 (청년진보당)

 
4. 뽕짝풍 (Soul Flower Mononoke Summit)

 
- 이곳에서 한국어 버전 및 그외 다양한 버전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crazysuns?Redirect=Log&logNo=20046070490 (미친해 님의 블로그)
http://cafe.naver.com/asunaro.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5901

- 인터내셔널가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아보려면, [샛별]님의 블로그를 방문하시길.
http://blog.daum.net/kjhtu/4053752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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