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

일상/수다 2009. 1. 25. 22:25


1.

하루나 이틀정도, 혹은 그 보다 긴 시간이 지난 어느 순간

자기도 몰랐던 눈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주어지는 자극에 어긋난 시간에 반응하게 될 때.

그리고, 자극의 강도가 크면 클 수록 그 시간차는 더 미묘하게 엇갈릴 때.

이런 상황조차도 혼란스러워진다.



2.

생전 겪어보지 못했고, 생각해보지 못했던

너무나 낯선 자극이 주어질 경우

불쑥 느껴지는 감정이 내 진실한 감정일까.

어떤 경우엔 내가 슬퍼해야 하는지, 화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웃으면 되는 것인지 조차 헷갈릴 경우가 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자신의 감정에 대한 믿음이 서지 않을 때

그러한 혼란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3.

다시 몇 번을 곱씹어 보고도 괜찮았는데,

또 몇 번을 되짚어 생각해보니 슬퍼졌다.

내가 생각해서 슬퍼진 것일까, 원래 그런 일이었던 것일까.

조증과 울증을 반복하는 환자같기도 하고

집채만한 파도의 끄트머리에서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것 같기도 하다.

스무살이 되었을 때, 내가 언어가 아닌 이미지로 사고하는데 훨씬 익숙하단 걸 깨달았는데...

이미지로 사고했을 때와 언어로 사고했을 때의 감정의 결과가 이렇게 다르다면

다시 혼란스러워 진다.





4.

뭔가, 바보같다.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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