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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PARK 2차 광고

일상/수다 2008. 7. 11. 09:10

내가 즐겨가는 mlbpark.com이란 야구 게시판에서 지난 5월에 이어 오늘 또 신문광고를 냈다.
지난 5월 광고는 소울드레서란 곳에서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광고를 낸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아
준비를 했었고, 다행히 1300여만원을 모을 수 있어 경향신문에 광고를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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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경향신문 1면 하단 광고... 통장에 내 닉넴이 있다.

원래 2차광고에 대한 계획이 잡혀 있던 것은 아니었다.
절반 정도 오픈된 게시판으로 운영되는 mlbpark의 특성상 돈을 모으고 광고를 집행하는 일을 하는 것이
수월하지 못하다.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 누가 그걸 책임질 지, 광고를 어떻게 만들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강해 1차 광고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불펜게시판에서 계속 터져나오고 있었고
우리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퍼지기 시작했다.
6월말에 누군가의 제안으로 2차 광고가 시작되었다.
2차 광고 제작 운영진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
조그만 도움 정도는 드리겠다고 쉽게 생각해 답글을 달았다.
생각보다 지원한 분이 없었는지 나도 운영진에 참여하게 됐다.
그로부터 대략 열흘간에 걸쳐 모금과 광고제작이 진행됐다.
운영진은 5~6명 정도였고 내가 맡은 부분은 신문사와 광고제작자를 섭외하고 그들과 계속 연락을 취하는 일이었다.
1차 광고 때 도움을 주셨던 분께서 이번엔 일정이 빠듯해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하셔서
겨우겨우 다른 분을 알아보게 됐다.
회원 중에 다행히 광고대행사에서 일하시는 다른 분이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하셔서 광고는 제작될 수 있었다.
광고인생님은 그래픽과 레이아웃을 모두 제작해 주셨고, 녹색망토님은 카피를 맡아 주셨다.
사진을 모아 그래픽을 만들자는 제안은 운영진인 antiplay님이 낸 것이었고,
요기배라의 명언을 쓰자는 제안은 회원이신 mlbdj님이 내신 아이디어였다.
광고를 제작할 수 있는 기한은 불과 2~3일 뿐이었고, 제작을 해주시는 분들은 직장 업무를 마친 후
자정 무렵에야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필요한 500여장의 사진은 게시판을 통한 지속적인 홍보로 3일여만에 모았다.
목요일 오후 4시가 한겨레에서 요구한 마감 시간이었고, 5시가 운영진이 약속한 광고 시안 공개 시간이었다.
하지만 최종안 2개를 놓고 12시 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광고의 완성도를 고려할 것인가 아니면 시의성을 고려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사진을 모아 만든 동화풍의 촛불 소녀는 당일 새벽 작업을 통해 완성되었고,
모든 시안에 공통으로 들어갔지만 문제는 카피였다.
광고를 제작해주신 분들은 광고의 완성도를 염두에 두어 첫번 째 안에 대체로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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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력했던 광고안.


그러나 배후세력이란 말은 시의성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부드러운 이미지와 강한 메인카피가 언밸런스해도
이 시점에 우리가 해야할 말이 무엇인지를 고려하자는 판단에
결국 요기배라의 말을 인용한 카피가 결정됐다.
(나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확신이 서질 않아
우영이와 혜정누나에게 시안을 보여주고 의견을 물어봤다.
둘의 의견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혜정누나는 "끝나야 끝난다"라는
카피를 강하게 역제안해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어쨌든 우려하는 바가 대체로 비슷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첫번째 안의 완성도에 비해 두번재 안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첫번째가 너무 잘만들어졌기에 손이 안갈래야 안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두번째 안의 메인카피가 약간 투박하고 균형이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바디카피가 매우 훌륭했기에 충분히 보완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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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한겨레 1면 하단광고. (최종안)


최종 카피에 대한 수정이 끝나고 한겨레측에 최종안을 넘긴 시간은 4시 55분 정도였다.
광고를 제작하신 회원분이 업계에서 일하시는 전문가였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시간이었다고 봐진다.
나는 그 분이 올린 최종안을 부리나케 다운받아 까페에 공개했고, 다른 분들 께서
엠팍 게시판에 원본 공개, 풀 사이즈 배포 등을 해주어 다행히 광고 작업은 완료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서두르느라 메인카피의 띄어쓰기를 수정하지 못한게 너무 안타까웠다.
6시가 조금넘어 한겨레 윤지혜씨에게서 초판 인쇄가 나왔다며 연락이 왔다.
한겨레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너무 잘만들었고 좋아한다고 계속 칭찬을 해주었지만
칭찬을 다 듣지도 않고 띄어쓰기가 계속 걸린다고 고쳐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다행히 수정 가능한 부분이라 초반 배포 지역인 제주지역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인쇄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3판부터 수정되어 인쇄됐다는 말을 듣고서야 내 광고 업무는 끝이 났다.

그냥 논문에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어찌나 오지랖이 넓은 지...
물론 핑계겠지만 광고에 계속 신경이 쓰여있었다.

여러 사람이랑 일을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좋은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여러 사람들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나섰기에
생각보단 수월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배달온 한겨레는 그냥 집에 두고 나왔고 한겨레를 따로 한 부 샀다. 오늘 다른 기사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1면이 제일 재밌는 것 같다.

좋은 광고 만들어 준 엠팍의 광고인생님, 녹색망토님, 안티플레이님, 커트살링님, 블루미르님, 일산님, 카르페 디엠님, 스나이퍼님, mlbdj님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맞춤법을 지적해 준 우영이와 광고가 예쁘게 실리게 도와주신 한겨레 광고부의 윤지혜님에게도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ㅎㅎㅎ 끝.

보노보노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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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이용해 만든 움직이는 그림


It aint over, till its over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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