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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7 30번째 생일을 맞아. 9
어떻게 하다보니 벌써 서른이네요.
물론 작년부터 서른이었지만, 이젠 빼도박도 못하는 서른입니다.
아마 작년 1월1일부터 계산한다면 내년 오늘까지 대략 2년 반 가량을 서른살로 살 것 같습니다.
서른 문턱에서 왜 이렇게 밍기적 거리는 걸까요. 만 서른살이 끝나갈 때
정신을 차리고 보면 벌써 서른이 넘은지 2년이 흘렀단 사실에 깜짝 놀랄 것 같네요.

20대가 시작될 무렵 저의 고민은 "난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다"는 사실을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대충 2,3년 동안은 저 생각에 집착했던 것 같네요.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쓸모있는 존재라고 증명할 수 있을 지, 도무지 방법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결국 저런 생각도 잊혀져갔을 뿐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요.
30이 되었을 때엔 삶에 대한 방향을 잡고 의욕에 찬 출발을 막 하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의 모습은 어제의 결과겠지요.
그저 30의 모습이 그렇게 만들어지진 않더군요.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했기에 30의 문턱에서 1을 더하기 위한,
30대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발걸음을 떼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9번의 생일 중 20번째 생일 때 한 번 가져본 적 있던 그 마음은 그래도 다시금 듭니다.
뭔가 내일, 엄청난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기대입니다.
내가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 삶에 대한 의욕입니다.
30대의 출발은 20대의 출발과는 달리 그 후 10년을 내다보는 것이 아니군요.
30대의 시작은 인생의 끝을 내다보는 출발이네요.
두번 째로 가져보는 삶에 대한 욕심이지만 그 시야는 훨씬 넓어졌습니다.
누군가에게서 등떠밀린 듯 오게된 서른이지만
여기서부턴 제 운명의 고삐를 제가 좀 움켜 쥐어야겠습니다.

세상에 난지 30년이 흐르는 동안 지금껏 잘 살 수 있었던 건
유일하게 기대어 쉴 수 있는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부모님께 등 댈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 서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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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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