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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9 5대0
  2. 2009.04.27 주말의 밤 1
  3. 2009.04.23 때 이른 피로
  4. 2009.04.23 내발과 승호발 1
  5. 2009.04.22 먼 산에 비가 내렸다 1

5대0

일상/수다 2009. 4. 29. 23:35

7 대 2  롯데 대 기아

5 대 0  진보신당 외 대 딴나라당

이만하면 내기 활쏘기에서 민재원에게 진것 빼곤 기뻐해도 무난할만 한 날이다.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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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밤

일상/수다 2009. 4. 27. 02:15

주말이 다 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아서 머뭇거리고 있다.
잠자리에 드는 순간 곧 월요일 아침이 된다는 것이 잠의 유혹보다 더 무섭다.
금요일 6시에 내려놓았던 많은 일들을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찾아들어야 한다.
다음 주엔 제대로 해결해야 할 일들도 손 꼽을 정도다.
아무도 시키진 않았지만 스스로 하기로 맘 먹었던 일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서 결실을 맺어야 하는데 말이다.

생각해보니 이번 한 주는 공부할 시간은 없겠다.
이런 걱정들을 지난 60여시간동안 치워뒀었는데,
주말 마지막 밤만 되면 한 주의 계획이라든가, 일에 대한 궁리들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만다.

뒤척거리다가 결국
월요일은 졸린 눈으로 보내게 되겠군.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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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피로

일상/수다 2009. 4. 23. 22:58

손을 씻다 무심코 거울을 보고 내가 점점 smokyface가 되어감을 확인했다.
깊은 곳에서 생겨난 듯한 다크서클과 조금식 패여가는 주름들은 약간 의외의 것이긴 했다.
충분한 수면시간, 아침 한 시간의 운동, 세 끼의 식사와 간식들.
상식적으론 설명안되는 현상이지만 그래도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나이탓이려나.
근 한 달 건강을 신경쓰고 지낼 때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더 못한 결과를 가져옴을 확인하는 건 그래도
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알지 못하는 피로감의 원인이 있을 것이다.

피로라는 것은 타이밍을 맞춰 찾아온다면 오히려 환영할만하다.
잠자리를 펴고 이불을 어깨까지 끌어올렸을 때 찾아오는 피곤함과 노곤함은 절묘한 타이밍의 순간이다.
하지만 때 이른 피로란 것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나를 괴롭히곤 했는데,
그것은 초저녁 찾아오는 졸음과 무기력함이었다.
오전에도 조는 일이 없었고, 점심 식곤증도 없었다. 심지어 졸리다고 소문난 수업을 들어도 지루한 감은 있었을지언정 졸았던 적은 결코 없었다.
하지만 결국엔 나도 포기하고 그냥 엎드려 자게 된 그 타이밍은 저녁식사 시간을 전후한 초저녁시간이었다.
하루의 피로가 대여섯시간 빨리 찾아온 것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책상에 납작 쓰러지는 것을 매일 같이 반복했다.
고등학교 시절엔 수업 때문에 피곤했던 거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하지만 대학때도 그랬으니까. 간혹 해가 떨어지는 것과 함께 기숙사로 올라가는 나를 발견했다면 그건 급한 용무가 있어서가 아니라 너무 피곤해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나를 봤던 것이다.
길어야 한 시간 정도를 자고나면 피로는 사라졌지만 밤잠이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그 시간을 깨어있으려면 정신이 몽롱해짐을 감수해야한다.
그 시간에 했던 많은 일들이 비몽사몽간이었단 걸 지금에서야 고백한다.
블록버스터라 불리는 '아마겟돈', '스타워즈', '볼케이노' 등등을 보면서도 졸았던 것.
세미나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
소개팅을 나가서 횡설수설했던 것.
롯데의 응원에도 하품이 났던 것.

나는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기 보단 자신과의 싸움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때 이른 피로는 삶을 엇박자로 만들었다.

그러한 피로가 하루를 중심으로 찾아올 수도 있지만 인생의 단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삶의 피로가 죽을 때에 맞춰서 찾아오는 것은 미리 짜여진 각본과 같은 일일 뿐이다.
간혹 그러한 피로가 젊은이에게, 그것도 아주 새파란 젊은이에게 찾아오기도 한다.
내가 운동을 하고 잘먹고 잘자면서도 이러한 것처럼,
상식적으론 이해안되는 그러한 조우의 순간이다.
피로를 맞이한 청춘들 중 간혹 어떤 이들은 생의 결정권을 자기가 움켜쥐고자 한다.
그들은 다만 쉬고 싶을 뿐인 것이다.
눈 밑에 파스를 바르고, 허벅지를 바늘로 찌르고, 눈꺼풀에 테이프를 붙인다고 잠이깼던가?
찬물로 세수를 하고 돌아와도 1분도 못지나 다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 사람인데.
그들은 차라리 자신의 힘으로 깨지 않는 숙면을 취하고 싶었을거다.

때 이른 피로란 그런 것이다.
피로감에 못이겨 몽롱한 시간을 보내며, 횡설수설하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으로
그렇게 자신의 삶을 더럽히느니
오점을 남기지 않는 순결한 삶으로 자신의 삶을 채우고 싶은거다.
피로가 필연적으로 삶과 엉겨가야한다면 삶 자체를  끊어버리는 쪽을 택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때 이른 피로라는 것에 그 이유가 불분명할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삶에 대해 이유를 묻기 시작하면
누구든 혼란에 빠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삶엔 이유 따위란 없는 것인데...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결론을 낳고 만다.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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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발과 승호발

일상/수다 2009. 4. 23. 09:13


아방궁에서 여유롭던 한 때...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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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산에 비가 내렸다.

그 먼 산이 여기까지 뻗어 있어
산자락을 타고있는 조그만 절

섬돌 위에 나란히 앉았다가
감기약 때문인지 그만 잠이들고 말았다.

잠시 온기가 느껴졌었나,
비 비린내 사이로 그녀의 체취가 바람을 타고 왔지만
대꾸 할 힘도 없었다.

힘들게 만든 휴가는 약 한 알에 엎질러졌다.
오랫동안 빗소리도 아득하게 느껴졌다.

겨우 고개를 들어 올리니
한 시간이 넘도록 그 자리에 앉아있던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였다.

친구들이 있어서 지루하진 않았어.
떨어지는 빗물을 튕겨내는 잎들,
대나무 숲이 모은 바람 소리,
걸음을 재촉하는 구름,
먼 산에 내리는 비.

그녀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렇게 있어줄거라 믿었던 것도
아득하게 그리워졌던 것도 그 때였던 것 같다.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는 건 지루하지 않다.
얼마나 오랫동안 비가 내릴 수 있을까.

조금씩 젖어든 빗물은 그림자까지 씻어가고
언젠가 돌아갈 저
먼 산엔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다.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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