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보내주신 반찬도 냉장고에 많이 남아있는데
또 잔뜩 보내주셨다.
어머니껜 말씀드리지 말라신다. 미안해 하실까봐.
하지만 벌써 말씀드렸다. 시간이 한 참 흐른 후에나
그 때 울 아들에게 반찬 보내줘서 고마웠다고 고모에게 말씀하겠다신다.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를 받아들고 김군과 내가 또 마주 앉았다.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를 뜯는 기분이었다.
갈치, 삼겹살, 우설, 족발, 김치, 튀김 등등 박스가 꽉 찼다. 빈틈은 양파즙이 담긴 팩, 찰떡파이, 추파춥스 ^^;
등으로 채워져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용훈이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도.
재호에게 반찬을 보낼 때 남은 걸로 보낸다고 하셨지만 서른이 넘은 조카가 뭐가그리 걱정되는지
객지생활 하느라 고생한다고만 생각하신다.
다음날 일찍일어나야 했기에 냉장고에 대충 집어넣어두고 족발만 바로 해결했다.
출출하던 터에 먹는 거라 그런지, 아니면 부산에서 올라온 것이여서인지 잘도 넘어갔다.

오늘 감사 전화 한 통 드렸다.
고모에게는 고맙다고 말하는 거 아니라신다.

이래저래 걱정 많이 끼치고, 이래저래 도움 많이 받으며 살고있다.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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