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세상을 언제든재현 가능한 상태로 남김없이 기록할 수는 없을까? 그리고 그 기록을 영구히 보존할 수는 없을까?

남김없이 기록하는 것과 관련해 가장 유사한 개념은 캐나다에서 추진된 토탈 아카이브즈이다. 토탈 아카이브즈는 하나의 지역사회에 관한 기록을 보존하는데 있어 공공기록외에 방치되고 무시된 사기록들을 모두 수집, 보관하고자 했다. 즉, 지역과 관련있는 기록이라면 무엇이든지 말이다. 이것이 남김없이 기록하고자 하는 욕망의 한 축이라면 또 다른 축은 그 기록을 영원히 남기는 것이다.

중성지를 쓰고, 오동나무를 이용하고, 항온 항습 시설을 갖추고, 약품처리를 하는 등의 모든 노력은 오래-가능하면 영구히-보관하기 위해서라는 것. 영구 기관이 엔지니어?의 꿈이라면 영구 아카이브는 아키비스트의 꿈일 수도 있다.기록하고 저장해 두기만 한다면 영원히 보관되는 아카이브즈가 있다면 아키비스트는 더이상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으며 우리 후손들도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어진다.

모두 기록하는 것-이것의 전제에는 필요한 기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 깔려있다-과 영구히 보존하는 것에 대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봤다. 이 두가지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DNA와 생물이라는 존재를 통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물은 자신의 DNA를 널리 퍼뜨리고자 하는 욕망을 내재하고 있다. 인류도 마찬가지다.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전정보가 최대한 널리 퍼지는 방식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측면이 있다. 비록유성생식이라 유전정보가 교차되기도 하지만 인류 전체의 생존을 봤을 때엔 그것이 문제되질 않는다. 인류의 유전정보는 훌륭하게 살아남아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인류를 넘어 생명체 전체를 본다면 어떨까? 인류보다 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박테리아의 DNA는 아마도 훨씬 오래 보존될 것이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생명체의 DNA는 최악의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지 않고서는 사라지기 힘들 것이라 본다. 그러하다면DNA 정보를 열심히 보존하고 있는 이들은 다름아닌 생물이다.

아울러 유전정보란 무엇인가? 개별적인 생명체의 특징을 결정짓고 성장하고 노화하는 과정을 모두 총괄하는 정보를 담고 있다. 이들 정보는 생명 정보의 압축의 압축판이다. 최소한의 정보로 최대한의 사실을 담고 있는 셈이다. 쥬라기 공원은 DNA를 통해 공룡을 복원해낸다. 지구에 존재하는 숱한 생명체의 정보는 불과 소량의 DNA에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DNA의 이러한 속성은 성장과 자기구축을 전제로 한 최소한의 설계도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즉 한 건물의 설계도가 완성된 건물의 모양을 그대로 담고 있지만 DNA 자체는 완성된-생명체에겐 완성의 개념도 없다-개체의 모양을 그대로 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대충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한다면 DNA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록들 중 가장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기록일 것이며, 가장 오래 보존되고 있는 기록이 된다. 생명처럼 스스로존재하고자 하는 기록으로서의 영구 아카이브즈, DNA처럼 수많은 것들을 재현해 낼 수 있으면서도 최소한의 정보로 존재하는 토탈 아카이브즈. 이 둘에 대한 생각을 생명체에 대입시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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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만약에지구에 존재하는생명체가 이미 구현된 영구 아카이브즈이며, 유전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남겨진 메시지라면? 또 그 누군가는 누구? -_-;;;

상상력을 불어넣어준, 주고있는책들...

스티븐 제이 굴드, "풀하우스"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 "이타적 유전자"

세스 로이드, "프로그래밍 유니버스"

아서 찰스 클락, "유년기의 끝"

마이클 크라이튼, "쥬라기 공원"

양자컴퓨터, 영구기관 그리고... UFO 기타 등등.

논문 진도가 안나가니 쓸데없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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