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혹시라도 저의 생일을 기억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실까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지금은 부대에 있지만 동생의 도움으로
글을 올립니다.

올해로 벌써 27번째 생일을 맞는 것이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그 감회는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생일이란게 365일 중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날일 수 있지만, 부모님께 그리고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오늘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나를 인지하는 신비함,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 창조하는 삶의 희열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기쁨을 제게 안겨주신, 조물주보다 더 위대한 ,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여지껏 챙겨줘야만 하는 아들로 남아있지만, 입대 후 더 많은 관심과 애정, 끊이지 않는 사랑을 보여주시고 알게 해 주신 부모님께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기쁨과 고통이 이어지는 삶이지만 그 모든 것을 느끼고 선택할 수 있는 건 바로 부모님이
저를 빚어주셨기에 가능한일일 것입니다.
어머니,아버지 사랑합니다.

삶의 무게는 혼자서는 짊어지기 힘들정도로 주어집니다. 그 짐을 혼자 들 수 밖에 없을 때 삶은 괴로움의 연속이지만, 무거운 짐을 같이 나눌 사람이 있다면 삶은 깊은 의미와 진실된 마음을 보여준다 믿습니다. 27년동안 제게 손을 내밀고 어깨를 내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사귀어온 사람들, 순간이나마 마음을 통할 수 있었던 이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삶의 무게를 기꺼이 나눠지어주고 있는 소중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의 태어나에 기뻤던 이들이 있다면 저도 기쁠 따름이고, 저의 태어남을 싫어하는 이들이 있다면 죄송할 따름입니다. 상처주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작은 목표이긴 하지만 상처를 주지 않으려다 보니 즐거움도 나누지 못하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못난 인간이었지만 생일을 맞아 조심스럽게 잘해보겠다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끝으로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나의 연인이자. 친구이자, 동지였던 그녀. 누구보다 소중했고 지금도 그러한 희임이에게 삶의 가장 큰 기쁨과 슬픔은 내게 준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게 잘 살겠노라고 너무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해.
한살 더 먹는건 만만한 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2005. 7.7.
Posted by smokyf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