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도, 디지털 언어와 인문학의 변형-기호학, 인식론, 고고학, 경성대학교출판부, 2003.

언어와 문자의 기원과 발달과정이 흥미롭게 제기되어 있으며 그것이 앞으로 어떤식으로 변해갈지 주로 다루고 있다. 하이퍼텍스트에 관한 고찰, 한자라는 표의문자가 품고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한 언급은 주목할만하다.(한자가 동아시아의 공통문자이며 앞으로도 큰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지은이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이 책의 흥미로움과 깊이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표현, 추상적인 개념들이 많아서 내가 간파하기엔 힘이 들었다.
언어학과 기호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줬다.
전자 기록물 관리와 연관지어 고민해볼 게 많다.
김성도란 사람을 처음 알게 됐다.

대부분의 하이퍼텍스트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하이퍼텍스트의 정치적 함의는 테크놀로지가 본질적으로 민주화에 공헌한다는 견해이다. 디지털 언어는 탈중심화된 해방적 실존을 지지한다. 전자 링킹은 텍스트와 다른 텍스트, 작가와 독자 사이, 선생과 학생 사이의 경계선을 허물며, 작가, 텍스트, 작품 등에 대한 우리의 경험에 대해서 철저한 효과를 가지며 각각을 다르게 정의하도록 만든다. p.97 (디지털 언어와 인문학의 변형)

언어는 먼저 작은 공동체들 안에서 인간적인 크기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것은 인간관계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여였다. 문자의 창안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문자의 테크닉은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의 성장과 인간 무리의 재조직화를 실행시켰다. 그영역은 보다 광범위하며, 단순한 음성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사회적 연대의 희생을 발생시킨다. 즉, 사회들을 관료적 기계화 속으로 분할시키며, 문자의 도움으로 정보의 처리와 조종을 위한 관료적 기계를 발생시킨다. 집단적 지성의 임무는 문자의 또 다른 측면, 언어의 다른 면을 발견하고 창안하는 데 있으며, 정보의 조종은 도처에서 분배된다. 도처에서 배열된다. 따라서 더 이상 분리된 사회적 기관들의 특권은 있을 수 없다. 이 같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차원은 인간 지식의 상호성과 그것의 전달의 상호성을 가능케 할 것이다. 그것은 집단적 지성의 가장 초보적인 조건이다. p.128 (디지털기호학:고고학과 인식론)

르네상스 때, 인문주의자들이 문자 판독 능력의 부상과, 활자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결부된 교육 개혁을 주도한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인문학자들 역시 기억과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교육적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울머의 확신이다. 당시 르네상스의 인문학자들로부터 얻은 교훈을 따르자면 이 같은 책임은 두가지다. 하나는 지식과 관련된 학술분야의 주요 저자들을 통속본(영화와 비디오의 ‘포맷’으로 시청각 글쓰기를 말한다)으로 번역하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구텐베르크 시대에 문학적 에세이가 그렇게 한 것처럼, 전자 시대에 교육자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들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 같은 장르들은 새로운 기구안에서 형성되는 인지적 잠재력을 동력화하는 것을 가능케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것이라는 것이 울머의 확신이다. p.173 (하이퍼미디어에 대한 융합기호학적 성찰)

더 많은 감각적 어필과 더불어, 더 모험적인 링크들, 쉽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하이퍼텍스트의 요소들은 독자들의 주의를 요망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텍스트 수사학의 새로운 창발이 아닌가. 즉, 전통적 구두언어의 수사학이 아닌, 색채와 동영상의 수사학 말이다. p.240 (하이퍼텍스트의 글쓰기 공간의 기호학적 함의)

텍스트 개념이 포괄하는 세 가지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읽기, 쓰기, 안정성이다. 이 세가지 요소들은 텍스트 개념을 제어하기 위해서 더불어 작동한다. 다음과 같이 요약해보자.
첫째, 하나의 텍스트는 우리가 읽는 것으로서, 우리가 눈앞에서 보는 단어들과 문장들이며, 그것들이 머리 속에서 생산하는 의미이다.
둘째, 텍스트는 하나의 메시지로서 특수한 작가/장르/문화의 가치들과 의도들을 머금는다.
셋째, 텍스트는 성분 요소들의 고정된 시퀀스이다. 비록 그 해석은 변할 수 있다 해도 기본 얼개(시작, 중간, 끝)는 변할 수 없다. p.242 (하이퍼텍스트의 글쓰기 공간의 기호학적 함의)

전자적 독서와 작가는 마침내 20여 년 전 포스트모던 이론에 의해서 약속된(또는 위협받은) 땅에 도달하였다. 즉 순수한 기호들의 세계가 그것이다. 전통적 인문학자와 해체론자들이 글쓰기의 자의적이며, 자기지시적인 성격에 대해서 싸움을 벌여왔던 반면, 컴퓨터 전문가는 이같은 싸움을 잊고 그 싸움이 끝나는 전자적 기호들의 세계를 건설해왔다. bolter p.254 (하이퍼텍스트의 글쓰기 공간의 기호학적 함의)

아울러 환유는 근접성의 원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웹 링크는 환유적일 수 있다. 일례로 인권 유린을 다루는 웹 사이트에서는 신체적 체벌 장면을 넣을 수 있다. 전체와 부분 사이의 상위 범주를 등록시킬 수 있는 힘은 사람들의 개념적·규범적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양상이다. p.256 (하이퍼텍스트의 글쓰기 공간의 기호학적 함의)

들뢰즈와 가타리는 유연한 분절과 선형적 분절에 대한 그들의 논의에서, 이 두 개의 공간적 배열을 두 개의 체계와 결합시킨다. 하나는 국가로 정향된 정태적 체계이며, 다른 하나는 유목민적인 유체적 체계이다. 줄무늬는 국가를 중심적 조직의 유기체로 놓으면서 국가의 기능을 가능케 한다. 그것은 기능성을 생산 방식 속으로 할당시키고 조직화시킨다. 선형적 분절에서, 만약 어떤 사람이 접속되지 않았다면, 그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중력적 원칙에 의해서 접속점들은 주어진 시스템 안에서 위치들을 정하기 위해서 할당된다. p.275 (하이퍼텍스트의 글쓰기 공간의 기호학적 함의)
Posted by smoky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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